페르시아만 해상 충돌 상황을 검토하는 군사 분석실 이미지

미국과 이란 전쟁은 왜 다시 불붙었나, 휴전 붕괴의 진짜 책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끝난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끝난 적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2026년 6월 중순 임시 합의와 휴전이 있었지만, 그것은 전쟁을 종결한 평화협정이 아니라 서로 숨을 고르기 위한 약한 중간 문서에 가까웠다. 문제의 중심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 미국의 대이란 봉쇄,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상 압박, 미군 기지와 걸프 동맹국을 향한 보복 공격, 그리고 모호한 합의문이 있었다. 어느 한쪽이 갑자기 미쳐서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기보다, 양쪽 모두 휴전을 전쟁의 연장선으로 이용했다. 그래서 이번 재충돌의 책임을 한쪽에만 몰아붙이면 설명이 쉬워지는 대신 현실은 흐려진다.

현재 보도들을 종합하면, 전쟁 재개는 몇 단계로 진행됐다. 미국은 이란 항구와 해상 통로에 대한 봉쇄를 다시 강화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상 교통을 자신들의 전략적 지렛대로 삼았다. 미국은 상업 선박과 동맹국 기지를 위협하는 공격을 이유로 이란의 방공망, 미사일 시설, 해안 방어 체계를 타격했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미국이 임시 합의와 외교 절차를 무시하고 군사 압박을 재개했다고 반박한다. 양측 모두 자기 행동은 방어이고 상대 행동은 도발이라고 말한다. 전쟁의 언어는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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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재개는 하나의 사건보다 해협, 봉쇄, 보복, 불신이 겹친 결과다.

휴전은 왜 약했나

이번 휴전이 약했던 첫 번째 이유는 종전 합의가 아니라 임시 합의였기 때문이다. 양측은 전투를 멈추고 협상을 이어가자는 틀에는 동의했지만, 가장 중요한 쟁점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 것인지, 이란 항구 봉쇄를 어디까지 풀 것인지, 이란의 핵 관련 활동과 미사일 전력에 어떤 제한을 둘 것인지, 제재 완화와 경제 보상은 어느 시점에 어떤 조건으로 실행할 것인지가 모두 불명확했다. 이런 합의는 평화를 만드는 합의라기보다 충돌을 미루는 합의다.

두 번째 이유는 양측 내부 정치다. 미국은 강경한 군사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논리를 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 압박에 물러서면 정권 내부 강경파와 혁명수비대의 권위가 흔들린다. 미국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 “약한 합의”를 했다는 비판을 피해야 하고, 이란 지도부는 “굴복했다”는 인상을 피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충돌도 쉽게 크게 번진다. 서로가 상대의 양보를 평화 의지로 보지 않고 약점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현장 지휘와 중앙 외교가 따로 움직일 가능성이다. 페르시아만과 주변 해역에는 미군, 이란 혁명수비대, 동맹국 군, 상업 선박, 무장조직, 정보기관이 뒤섞여 있다. 어느 선박을 막았는지, 어느 드론이 먼저 접근했는지, 어느 레이더가 어떤 신호를 잡았는지에 따라 현장 판단이 달라진다. 외교관은 휴전을 말하지만 현장 지휘관은 위협을 본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앙의 메시지와 현장의 행동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

미국의 책임: 압박으로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착각

미국 책임의 핵심은 군사 압박과 외교를 동시에 사용하면서도, 그 둘의 경계를 명확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이 해상 교통과 동맹국 기지를 위협했기 때문에 타격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 주장에는 근거가 있다. 그러나 휴전 이후에도 봉쇄를 다시 강화하고, 이란 본토와 해안 방어 시설에 대한 타격을 계속하면서 “협상하자”고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폭격을 하면서 협상하자는 말은 강대국의 언어로는 압박 외교지만, 상대국의 언어로는 굴욕 요구다.

또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해상 질서의 문제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는 전략과 섞어 사용했다.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지키겠다는 명분은 국제적으로 강하다. 그러나 그 명분이 이란 항구 봉쇄와 결합되면, 이란은 이를 국제법적 질서 유지가 아니라 경제전과 군사 포위로 본다. 미국이 정말 해협 개방과 민간 선박 안전을 우선했다면, 봉쇄와 제재, 군사 타격의 범위를 더 명확히 제한했어야 한다.

미국의 또 다른 문제는 목표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목표인지, 혁명수비대의 군사 역량을 크게 약화시키는 것이 목표인지, 해협 통제를 되찾는 것이 목표인지, 정권의 행동 변화를 강제하는 것이 목표인지 명확하지 않다. 목표가 많아질수록 전쟁은 끝내기 어려워진다. 전쟁은 시작할 때보다 끝낼 때 더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다.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은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이 어떤 정치적 결론으로 이어질지 충분히 설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빈 외교 회의실과 깨진 협상 테이블을 통해 휴전 실패를 표현한 이미지
모호한 임시 합의는 양측 모두에게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란의 책임: 해협과 대리전력을 협상 카드로 쓰는 방식

그렇다고 이란이 피해자 역할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략적 지렛대로 써왔다. 해협은 국제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이고, 이란은 이를 잘 안다. 이란이 해협 통제와 선박 위협을 협상 카드로 사용할수록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군사 대응의 명분을 얻는다. 이란 입장에서는 비대칭 전력으로 강대국을 압박하는 수단이지만, 국제사회 입장에서는 민간 해상 교통을 인질로 삼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

이란의 보복 공격도 문제다. 미군이나 미국 동맹국 시설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은 국내 결속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외교적 공간을 좁힌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대응했다고 말하지만, 공격이 걸프 국가와 상업 선박으로 확장될수록 전쟁의 전선은 넓어진다. 전선이 넓어지면 오판 가능성이 커지고, 오판은 다시 더 큰 보복을 부른다. 이란이 “방어”라는 명분을 유지하려면 공격 대상과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했지만, 실제 전개는 그렇게 정밀하지 않았다.

이란 내부 강경파의 역할도 봐야 한다. 중앙정부가 협상을 원하더라도 혁명수비대나 강경 정치세력은 다른 계산을 할 수 있다. 미국과의 긴장은 정권 내부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을 키운다. 외부의 적이 뚜렷할수록 내부 통제는 쉬워지고, 온건 협상파의 공간은 줄어든다. 이란이 정말 전쟁을 끝내고 싶다면 해협과 대리전력에 대한 중앙 통제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미국은 “이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할 명분을 얻는다.

그럼 누구의 잘못인가

이번 전쟁 재개의 직접 책임을 묻는다면, 양측 모두에게 있다. 미국은 군사 압박으로 협상을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고, 이란은 해협과 보복 공격으로 압박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은 봉쇄와 폭격을 협상 카드로 썼고, 이란은 해상 교통과 지역 공격을 협상 카드로 썼다. 둘 다 위험한 카드를 썼다. 차이는 힘의 크기다. 미국은 훨씬 큰 군사력을 가진 국가이므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이란도 약자라는 이유로 해상 위협과 지역 확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정치적 책임은 더 복잡하다. 미국은 전쟁의 목표를 명확히 하지 못했고, 이란은 국가 생존 논리를 앞세워 지역 불안을 협상 지렛대로 만들었다. 미국이 정말 평화를 원했다면 봉쇄와 타격의 조건을 더 좁혔어야 하고, 이란이 정말 휴전을 원했다면 해협 개방과 공격 중단을 더 명확히 보장했어야 한다. 양측 모두 상대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휴전은 종전이 아니라 다음 충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변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덕적 분노보다 전쟁의 구조다. 전쟁은 상대의 악의만으로 계속되지 않는다. 서로의 불신, 모호한 합의, 국내 정치, 현장 오판, 군사적 우위에 대한 착각이 맞물릴 때 계속된다. 미국과 이란은 모두 상대가 압박을 받으면 양보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압박은 양보보다 체면과 보복을 먼저 부른다. 특히 중동처럼 역사적 불신과 군사 네트워크가 복잡한 지역에서는 더 그렇다.

국제 안보 분석센터에서 중동 충돌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이미지
평화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충돌 방지 규칙이다.

전쟁이 끝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해협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모든 쟁점을 한 협상 테이블에 올리면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한다. 우선 민간 선박 통항과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한 좁은 합의부터 만들어야 한다. 해협을 열고, 봉쇄의 범위를 제한하고, 선박 검색과 통항 규칙을 국제 감시 아래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 핵과 미사일 문제는 더 긴 협상으로 넘기더라도, 해상 충돌을 멈추는 장치가 먼저 있어야 한다.

둘째, 양측 모두 체면을 지킬 출구가 필요하다. 미국은 “이란을 굴복시켰다”고 말하고 싶어 하고, 이란은 “미국에 굴복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외교는 때로 진실보다 출구 문구가 중요하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패배한 듯한 합의는 오래가지 못한다. 국제 중재자들은 양측이 국내 정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평화는 종종 아름다운 합의가 아니라 서로 체면을 잃지 않는 불완전한 합의에서 시작된다.

셋째, 현장 충돌 방지선이 필요하다. 미군과 이란군, 걸프 국가 군대, 상업 선박이 뒤섞인 상태에서 실시간 연락 채널이 없으면 작은 사건이 큰 전쟁으로 번진다. 드론 접근, 선박 검색, 레이더 조준, 항공기 근접 비행 같은 상황에 대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군사적 충돌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더라도, 오판을 줄이는 절차는 만들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평화선언보다 작동하는 핫라인일 수 있다.

내 판단: 양측 모두 전쟁을 멈출 정치적 용기가 부족했다

내 판단은 이렇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멈출 이유는 충분히 있었지만, 전쟁을 멈출 정치적 용기는 부족했다. 미국은 군사 우위를 믿고 압박을 계속했고, 이란은 버티면 더 나은 조건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봉쇄와 공습을 협상 수단으로 사용했고, 이란은 해협과 보복 공격을 협상 수단으로 사용했다. 둘 다 협상을 말했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계산을 바꾸기 위한 군사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누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더 큰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책임이 무겁다. 강대국은 전쟁의 강도를 조절할 능력이 크기 때문에 책임도 크다. 그러나 이란의 책임도 작지 않다. 해협 위협과 지역 공격은 전쟁을 국제화하고 민간 해상 교통을 위험에 빠뜨린다. 이란이 자신을 방어한다고 해도 그 방식이 지역 전체를 인질로 삼는 형태가 되면 정당성을 잃는다. 결국 이번 재충돌은 미국의 압박 외교 실패와 이란의 위험한 비대칭 전략이 만난 결과다.

독자가 봐야 할 체크포인트는 네 가지다. 첫째, 양측이 해협 통항에 대해 별도 합의를 만드는지 봐야 한다. 둘째, 미국이 봉쇄와 공습의 조건을 명확히 제한하는지 봐야 한다. 셋째, 이란이 혁명수비대와 대리전력의 공격을 실제로 통제하는지 봐야 한다. 넷째, 중재국들이 체면을 살리는 문구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충돌 방지 장치를 만드는지 봐야 한다. 이 네 가지가 없으면 휴전은 또다시 전쟁 사이의 쉼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전쟁을 보며 가장 경계해야 할 말은 “이제 곧 끝난다”는 말이다. 전쟁은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무기 사용을 멈추고, 현장 지휘관에게 규칙이 내려가고, 상대가 그 규칙을 지킬 것이라는 최소한의 신뢰가 생겨야 끝난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아직 그 신뢰가 없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 선언이 아니라,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절차다. 평화는 큰 말보다 작은 규칙에서 시작된다.

이 전쟁이 더 위험한 이유

이번 충돌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전장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통적 전쟁처럼 한 국경선에서 두 군대가 맞붙는 구조가 아니다. 해협, 항구, 드론 기지, 방공망, 동맹국 군사시설, 상업 선박, 대리세력의 활동 지역이 모두 전장이 된다. 전장이 넓어질수록 정치 지도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이 늘어난다. 작은 선박 충돌, 잘못 해석된 레이더 신호, 대리세력의 독자 행동이 국가 간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전쟁은 멈추기 어렵다. 공격 주체와 명령 체계가 흐려지고, 각국은 상대가 의도적으로 판을 키웠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위험은 양측 모두 물러설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 군사력을 가진 나라로서 이란의 해협 압박과 동맹국 위협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말한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공습을 주권 침해로 보고 물러서면 정권의 권위가 무너진다고 본다. 양측 모두 자기 국민에게 “우리가 먼저 양보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실제 협상에서는 작은 문구 하나가 중요해진다. 공격 중단이냐, 상호 자제냐, 봉쇄 완화냐, 통항 보장이냐에 따라 각국이 국내에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더 큰 문제는 양측의 승리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은 해상 교통 안전과 이란 군사역량 억제를 승리로 본다. 이란은 봉쇄 완화와 체제 생존, 지역 영향력 유지를 승리로 본다. 한쪽의 승리가 다른 쪽의 패배로만 구성되면 협상은 어렵다. 전쟁을 끝내려면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 서로 감당 가능한 불만족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는 불만족스러운 타협을 국민에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쟁은 군사적으로 비효율적이어도 정치적으로 계속된다.

국제 중재가 어려운 이유

국제 중재도 쉽지 않다. 유럽은 핵 협상과 해상 안전을 동시에 우려하지만, 미국의 군사 행동을 완전히 제어할 힘은 제한적이다. 걸프 국가들은 해협 안전을 원하지만, 이란과의 직접 충돌은 피하고 싶어 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중동 영향력 약화를 원하면서도 전면전으로 에너지와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중재자들의 이해가 서로 다르다. 그래서 공동 성명은 나와도 실제 행동을 묶는 합의는 늦어진다.

중재가 작동하려면 쟁점을 작게 나눠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는 접근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핵, 미사일, 제재, 해협, 대리세력, 포로, 동결 자산, 동맹국 안보를 한꺼번에 묶으면 어느 하나도 풀리지 않는다. 먼저 상업 선박 통항, 상호 타격 중단, 드론과 항공기의 접근 거리, 해상 검색 절차 같은 작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전쟁 종식은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작동 가능한 절차의 누적이다.

휴전 감시 체계도 중요하다. 누가 위반을 판단할 것인지 정하지 않으면 양측은 매번 상대가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국제 감시단, 위성 자료 공유, 해상 사고 조사 절차, 군사 핫라인이 필요하다. 특히 페르시아만에서는 몇 분 안에 판단해야 하는 사건이 많다. 중앙정부가 나중에 해명해도 이미 미사일이 발사된 뒤라면 소용이 없다. 휴전은 정치 문서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현장 군인이 따라야 할 규칙으로 번역되어야 유지된다.

민간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쟁 논쟁에서 자주 사라지는 것은 민간인의 삶이다. 군사 분석은 어느 기지가 파괴됐는지, 어느 미사일이 요격됐는지, 어느 해협이 봉쇄됐는지를 말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 민간인은 피난, 전력 중단, 식료품 부족, 의료 접근 제한을 겪는다. 미국은 정밀타격을 말하고 이란은 저항을 말하지만, 실제 전쟁의 비용은 군사 지도자만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에게 먼저 간다. 어느 쪽이 더 정당한가를 따지는 것과 별개로, 민간 피해를 줄이는 장치는 전쟁 당사자 모두의 의무다.

특히 항구와 에너지 시설, 교통망이 공격 대상이 되면 군사 목표와 민간 생존 기반의 경계가 흐려진다. 군사적으로는 상대의 보급과 수입을 끊는 전략일 수 있지만, 민간 생활에는 곧바로 충격이 간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양측은 “상대가 먼저 시작했다”는 말로 피해 책임을 미루게 된다. 그러나 국제법과 인도주의 기준은 상대의 잘못이 있다고 해서 민간 피해를 무제한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전쟁의 책임을 말할 때 군사적 도발만이 아니라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도 봐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국제사회가 해야 할 일은 어느 쪽 편을 드는 것보다 민간 피해와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의료 접근, 피난 통로, 선박 안전, 통신 유지, 원전과 에너지 시설 주변의 공격 제한 같은 최소한의 규칙을 요구해야 한다. 전쟁 당사자는 이런 요구를 귀찮아하지만, 바로 그 귀찮은 규칙이 전쟁을 통제 가능한 범위에 묶어둔다. 규칙 없는 전쟁은 항상 더 큰 전쟁으로 간다.

앞으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제한전이 지역전으로 번지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본토 타격을 확대하고, 이란이 걸프 동맹국이나 미군 시설에 대한 보복을 넓히며, 대리세력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 행동에 나서는 경우다. 이때 각국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확전을 만든다. 제한적 보복은 상대에게 제한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상대는 다음 공격을 막기 위해 더 큰 공격을 준비한다. 이것이 확전의 사다리다.

두 번째 위험은 해협 사고다. 상업 선박이 피격되거나, 군함과 고속정이 충돌하거나, 드론과 항공기가 근접 비행하다 격추되는 사건이 생기면 정치 지도자는 즉각 대응 압박을 받는다. 이 경우 누가 먼저 도발했는지 확인하기 전에 여론과 군사 체계가 움직일 수 있다.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의도된 공격만이 아니라 빠르게 해석되는 사고다. 그래서 현장 충돌 방지 규칙이 필요하다.

세 번째 위험은 협상 피로다. 여러 차례 휴전과 위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협상을 믿지 않게 된다. 협상 자체가 시간을 벌기 위한 기만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강경파가 힘을 얻는다. 미국에서는 더 강한 타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이란에서는 더 강한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외교관은 문서를 만들 수 있어도 군사적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다. 휴전이 완전히 조롱거리가 되기 전에, 작고 검증 가능한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이 전쟁을 볼 때 놓치기 쉬운 점

이 전쟁을 볼 때 놓치기 쉬운 점은 “누가 먼저 쐈나”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쟁은 단일 사건의 책임과 구조적 책임이 다르다. 특정 공격을 누가 먼저 했는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 공격이 왜 가능해졌는지, 왜 휴전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양측 모두 군사 행동을 협상 수단으로 남겨두었는지를 봐야 한다. 단발성 도발만 보면 분노는 쉽지만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

또 하나는 강경한 말이 반드시 강한 전략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더 세게 때린다고 이란이 반드시 물러서는 것은 아니고, 이란이 더 강하게 버틴다고 더 좋은 조건을 얻는 것도 아니다. 때로 강경함은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출구를 좁힌다. 지금 양측에 필요한 것은 더 큰 보복이 아니라, 서로가 국내 정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작은 양보다. 전쟁을 끝내는 기술은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물러설 수 있는 다리를 남기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번 전쟁을 보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는 선악 구도보다 통제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누가 더 나쁘냐를 묻는 것만으로는 다음 충돌을 막을 수 없다. 미국이 공격 범위를 좁히고, 이란이 해협과 대리전력 사용을 멈추며, 중재국이 검증 가능한 감시 장치를 만들 때만 전쟁은 줄어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 선언이 아니라, 양측이 어겼을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규칙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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